쿠알라룸푸르에 며칠 머물다 보니 조금 다른 분위기의 근교 여행을 해보고 싶었습니다. 그때 눈에 들어온 곳이 겐팅 하이랜드였습니다. 도심에서는 보기 힘든 산과 안개가 있고, 정상에는 호텔과 쇼핑몰, 테마파크가 한데 모여 있다니 궁금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당일치기도 가능하지만 저희는 서두르지 않으려고 리조트 월드 겐팅 퍼스트 월드 호텔에서 하룻밤 묵었습니다. 객실이 아주 많은 대형 호텔이라 처음에는 복잡하게 느껴졌지만, 위치 하나만큼은 겐팅을 둘러보기에 편했습니다.
쿠알라룸푸르에서 버스와 케이블카로 이동했습니다
KL 센트럴에서 버스를 타고 아와나 스카이센트럴까지 간 뒤 케이블카로 갈아탔습니다. 버스 좌석은 주말에 빨리 찬다는 이야기를 듣고 왕복으로 미리 예매했습니다. 돌아오는 시간까지 정해 두니 현지에서 표를 걱정하지 않아도 돼 마음이 편했습니다.
아와나 스카이웨이가 출발하자 창밖으로 열대우림이 펼쳐졌습니다. 산을 올라갈수록 안개가 짙어졌고 쿠알라룸푸르와는 공기부터 달랐습니다. 겐팅은 생각보다 선선해서 얇은 가디건을 챙겨 가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호텔에 도착하니 규모가 실감 났습니다
퍼스트 월드 호텔은 멀리서 봐도 한눈에 알아볼 수 있을 만큼 큽니다. 로비에 들어가면 체크인을 기다리는 사람과 키오스크가 줄지어 있고, 여러 타워로 향하는 안내판이 이어집니다. 저희는 셀프 체크인 키오스크를 이용했습니다. 여권을 준비해 화면 안내를 따라가니 사람이 많은 것에 비해 오래 걸리지는 않았습니다.
객실 번호가 나온 종이는 바로 가방에 넣어 뒀습니다. 워낙 방이 많고 엘리베이터 구역도 나뉘어 있어 처음에는 방을 찾아가는 것 자체가 작은 모험처럼 느껴졌습니다. 체크인 직후에는 타워와 엘리베이터 위치부터 기억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객실은 잠들고 쉬기에 필요한 만큼 간결했습니다
방은 호텔 외관에서 받은 인상과 달리 크거나 화려하지 않았습니다. 침대와 TV, 금고처럼 필요한 물건만 간결하게 놓인 실용적인 객실이었습니다. 대부분의 시간을 리조트 단지에서 보낼 계획이었던 저희에게는 충분했지만, 넓은 객실에서 오래 쉬고 싶은 여행이라면 상위 객실과 크기를 비교해 보는 편이 좋겠습니다.
산 위라 밤에는 에어컨을 세게 켜지 않아도 서늘했습니다. 개인 칫솔과 치약은 챙겨 갔고, 복도 정수기도 유용하게 썼습니다. 객실에 들어온 뒤 다음 날 체크아웃 시간부터 확인해 두니 아침 일정도 짜기 쉬웠습니다.
할인 혜택도 있을까?최대 할인 혜택 확인하기방을 나서면 바로 거대한 실내 공간이 이어집니다
이 호텔의 장점은 객실보다 문밖에 있었습니다. 호텔에서 스카이에비뉴와 실내 테마파크 쪽으로 이동할 수 있어 비가 오거나 안개가 짙어도 할 일이 많았습니다. 식당과 카페, 상점이 계속 이어져 처음에는 어디까지가 호텔이고 어디부터가 쇼핑몰인지 헷갈릴 정도였습니다.
저녁에는 실내 테마파크인 스카이트로폴리스를 둘러봤습니다. 놀이기구마다 표를 따로 살 수 있어 타고 싶은 것만 골랐고, 아이들이 놀 동안 어른들은 가까운 카페에서 쉬었습니다. 야외 테마파크인 겐팅 스카이월드는 날씨의 영향을 많이 받으니 방문 당일 운영 상황을 확인하는 편이 좋습니다.

케이블카 중간에 내려 친스위 사원에도 들렀습니다
겐팅으로 올라가는 길에는 친스위 사원에 중간 하차할 수 있습니다. 저희는 정상으로 곧장 올라갔다가 다음 날 내려오는 길에 들렀습니다. 안개 사이로 보이는 9층 탑과 큰 불상이 인상적이었고, 리조트의 화려한 분위기와는 전혀 다른 고요함이 있었습니다.
사원 안에는 계단과 경사가 제법 있어 운동화를 신길 잘했습니다. 케이블카 표를 버리지 않고 갖고 있다가 관람을 마친 뒤 다시 승강장으로 돌아왔습니다. 짐이 많다면 이 동선이 불편할 수 있으니 호텔에 맡기거나 방문 순서를 미리 정하는 편이 좋습니다.

식사는 선택지가 많지만 시내보다 비쌌습니다
리조트 안에는 말레이시아 음식부터 익숙한 프랜차이즈까지 식당이 다양했습니다. 일행의 입맛이 달라도 메뉴를 고르기는 쉬웠지만 가격은 쿠알라룸푸르 시내보다 높은 편이었습니다. 저희는 한 끼는 식당에서 먹고, 늦은 밤 간식은 편의점에서 사는 식으로 비용을 조절했습니다.
성인이라면 카지노를 구경하러 갈 수도 있습니다. 입장할 때 실물 여권이 필요하고 내부에서는 사진을 찍을 수 없었습니다. 저희는 분위기만 잠깐 둘러보고 나와 조명 쇼와 실내 공연을 구경하며 밤을 보냈습니다.

하룻밤 묵으니 겐팅을 훨씬 여유롭게 볼 수 있었습니다
퍼스트 월드 호텔은 객실 자체를 즐기는 곳이라기보다 거대한 겐팅 리조트를 편하게 둘러보기 위한 숙소에 가까웠습니다. 당일치기 관광객이 내려간 뒤에도 서두르지 않고 저녁을 보낼 수 있었고, 다음 날 아침 안개 낀 산의 분위기도 볼 수 있었습니다.
다시 간다면 평일 숙박비를 먼저 확인하고 버스 왕복표도 함께 예약할 것 같습니다. 작은 객실과 복잡한 동선이 괜찮고 테마파크와 쇼핑몰을 오래 즐기고 싶다면 퍼스트 월드 호텔의 위치가 꽤 큰 장점이 됩니다. 그리고 쿠알라룸푸르가 아무리 더워도 얇은 겉옷 하나는 꼭 챙기세요. 산 위에 도착하면 바로 꺼내 입게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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