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로 떠나기 전 가장 먼저 확인해야 할 것은 날씨가 아니라 물때표입니다. 같은 갯벌이라도 물때에 따라 드넓은 모래벌판이 되기도 하고 온통 바닷물에 잠기기도 합니다. 이 글 하나로 물때표의 모든 용어(만조·간조, 사리·조금·무시, 1물~13물)를 이해하고, 오늘물때 화면을 자유자재로 읽을 수 있도록 정리했습니다.
1. 조석은 왜 생길까 — 달이 만드는 바다의 호흡
바닷물이 하루에 두 번 들고 나는 현상을 조석(潮汐)이라고 합니다. 주된 원인은 달의 인력입니다. 달을 향한 쪽 바다는 달의 인력에 끌려 부풀어 오르고, 반대쪽 바다는 원심력 때문에 함께 부풀어 오릅니다. 지구가 하루에 한 바퀴 자전하면서 우리 해안은 이 두 개의 '물 언덕'을 차례로 통과하고, 그래서 대부분의 우리나라 해안에서는 하루 약 두 번의 만조와 두 번의 간조가 나타납니다.
태양도 조석에 힘을 보탭니다. 태양의 인력은 달의 절반 정도지만, 달과 태양이 힘을 합치느냐 서로 상쇄하느냐에 따라 물 높이 차이가 크게 달라집니다. 이것이 바로 뒤에서 설명할 사리와 조금의 원리입니다.
2. 만조와 간조 — 물때표의 기본 축
- 만조(고조): 바닷물이 가장 많이 들어와 수위가 가장 높아지는 시각. 밀물(들물)이 끝나는 시점으로, 이후 물이 빠지기 시작합니다.
- 간조(저조): 바닷물이 가장 많이 빠져 수위가 가장 낮아지는 시각. 썰물(날물)이 끝나는 시점으로, 이후 물이 다시 들어옵니다.
- 조차: 만조와 간조의 수위 차이. 조차가 클수록 물이 많이 들고 많이 빠지며, 조류(물의 흐름)도 빨라집니다.
물때표에서 만조·간조 옆에 적힌 숫자(cm)는 조위, 즉 기준면으로부터의 물 높이입니다. 예를 들어 "간조 05:30 (45cm)"라면 새벽 5시 30분에 물이 기준면 위 45cm까지 빠진다는 뜻입니다. 같은 간조라도 조위가 낮을수록 갯벌이 더 넓게 드러납니다.
달이 지구 둘레를 공전하기 때문에, 달이 하늘의 같은 자리에 다시 오는 데는 24시간이 아니라 평균 24시간 50분이 걸립니다. 그래서 만조·간조 시각도 하루 평균 약 50분씩 뒤로 밀립니다. "지난주 토요일 오후 3시가 간조였으니 이번 주도 비슷하겠지"라는 계산은 통하지 않는 이유입니다. 나가기 전 반드시 그날의 물때표를 확인하세요.
3. 사리와 조금, 그리고 무시
조차는 매일 다르며, 달의 위상(월령)에 따라 약 15일 주기로 커졌다 작아졌다를 반복합니다.
- 사리(대조): 보름(음력 15일)과 그믐(음력 말일) 무렵. 태양-지구-달이 일직선이 되어 인력이 합쳐지므로 조차가 가장 큽니다. 물이 가장 많이 들어오고 가장 많이 빠지며, 조류도 가장 빠릅니다. 갯벌 체험·해루질의 최적기입니다.
- 조금(소조): 상현(음력 8일 무렵)과 하현(음력 23일 무렵). 태양과 달이 직각을 이뤄 인력이 상쇄되므로 조차가 가장 작고 물 흐름이 약합니다.
- 무시: 조금 다음 날(음력 9일·24일 무렵). 물의 움직임이 가장 적은 날로, 서해안 사투리 표현이 표준처럼 굳어진 용어입니다.
참고로 실제 바다에서 조차가 최대가 되는 날은 보름·그믐 당일보다 1~2일 뒤입니다. 바닷물이 천체의 움직임을 따라가는 데 시간이 걸리기 때문인데, 이를 대조 지연이라 합니다. 물때 이름 체계가 보름·그믐 다음다음 날을 최고 물때로 두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4. 1물부터 13물까지 — 물때 이름 완전 정리
낚시인과 어민들은 음력 날짜 대신 "오늘 몇 물"이라는 표현을 씁니다. 물때 이름은 음력 날짜와 1:1로 대응하며, 15일 주기로 반복됩니다. 우리나라에는 두 가지 세는 방식이 있습니다.
- 7물때식(서해식): 음력 1일·16일을 7물로 두는 방식. 서해안에서 널리 쓰입니다.
- 8물때식(남해식): 음력 1일·16일을 8물로 두는 방식. 남해안에서 주로 쓰입니다. 같은 날이라도 서해식보다 숫자가 1 큽니다.
| 음력 날짜 | 7물때식 (서해) | 8물때식 (남해) | 물흐름 |
|---|---|---|---|
| 10일 · 25일 | 1물 | 2물 | 약해지다 다시 세지기 시작 |
| 11일 · 26일 | 2물 | 3물 | 점점 세짐 |
| 12일 · 27일 | 3물 | 4물 | |
| 13일 · 28일 | 4물 | 5물 | |
| 14일 · 29일 | 5물 | 6물 | 셈 (사리 진입) |
| 15일(보름) · 30일(그믐) | 6물 | 7물 | |
| 1일 · 16일 | 7물 | 8물 | 가장 셈 (사리) |
| 2일 · 17일 | 8물 | 9물 | 세지만 점차 약해짐 |
| 3일 · 18일 | 9물 | 10물 | |
| 4일 · 19일 | 10물 | 11물 | 점점 약해짐 |
| 5일 · 20일 | 11물 | 12물 | |
| 6일 · 21일 | 12물 | 13물 | |
| 7일 · 22일 | 13물 | 조금 | 약함 |
| 8일 · 23일 | 조금 | 무시 | 가장 약함 (소조) |
| 9일 · 24일 | 무시 | 1물 | 가장 약함 |
표에서 보듯 사리 전후(5물~9물, 서해식 기준)는 물이 세게 흐르고 조차가 큰 기간, 조금 전후(11물~무시)는 물이 약하고 조차가 작은 기간입니다. 오늘물때의 모든 상세 페이지와 월간 달력에는 이 물때 이름이 자동 표시되므로 직접 계산할 필요는 없습니다.
5. 서해·남해·동해 — 우리 바다는 물때가 다르다
- 서해: 수심이 얕고 만(灣)이 깊어 조차가 세계적으로 큰 바다입니다. 인천 앞바다의 사리 조차는 8~9m에 달합니다. 갯벌이 발달해 해루질·갯벌 체험의 중심지이며, 물때의 영향이 절대적입니다.
- 남해: 조차 1~3m 수준. 다도해 지형으로 물길이 복잡해 포인트별 물때 차이가 큽니다. 물때 이름은 주로 8물때식을 씁니다.
- 동해: 조차가 30cm 안팎으로 매우 작아 만조·간조의 체감이 거의 없습니다. 동해 활동은 물때보다 파고·너울·수온을 먼저 확인해야 합니다.
6. 오늘물때 화면, 이렇게 읽으세요
- 물때 배지: 상단에 "6물", "조금" 같은 물때 이름과 함께 대조기(사리)면 🦪 해루질, 유속이 강한 시기(음력 13~16일·28~1일)면 🎣 낚시 배지가 표시됩니다.
- 조위 그래프: 하루 조위 변화를 곡선으로 보여줍니다. 파란 점이 만조, 주황 점이 간조이고, 빨간 점선이 현재 시각입니다. 곡선의 기울기가 가파를수록 물이 빠르게 움직이는 시간대입니다.
- 만조·간조 카드: 시각과 조위(cm)를 표시하며, 간조에는 해루질 시작 추천 시각(간조 90분 전)을 함께 안내합니다.
- 7일·30일 예보: 날짜별 물때·조차·일출몰을 비교해 주말 계획을 세울 수 있습니다. 조차 막대가 길수록 물이 많이 빠지는 날입니다.
갯벌·갯바위에서는 간조 시각이 지나면 즉시 뭍 방향으로 이동하세요. 서해 갯벌의 밀물은 성인 걸음보다 빠르게 차오르는 구간이 있고, 갯골(갯벌 사이 물길)은 순식간에 허리 높이까지 잠깁니다. 구명조끼 착용, 2인 이상 동행, 휴대폰 방수팩 휴대는 기본이며, 위급 시 해양경찰 122에 신고하세요.
7. 자주 묻는 질문 (FAQ)
Q. 물때표의 조위 기준면은 무엇인가요?
약최저저조면(그 지점에서 물이 가장 낮게 빠지는 수준)을 0으로 두는 기준입니다. 그래서 조위는 보통 양수로 표시되며, 기상 상황에 따라 드물게 음수가 나올 수도 있습니다.
Q. 같은 시군인데 옆 포구와 물때가 왜 몇십 분씩 다른가요?
조석파가 해안 지형을 따라 이동하는 데 시간이 걸리기 때문입니다. 만의 안쪽일수록 만조가 늦게 도착하는 식입니다. 그래서 오늘물때는 관측소 단위, 그리고 관측소가 없는 포인트는 주변 관측소를 보간한 값으로 지점별 물때를 따로 제공합니다.
Q. 예보와 실제 물높이가 다를 수 있나요?
네. 조석 예보는 천문 조석만 계산한 값이라, 강한 바람이나 저기압(태풍 등)이 겹치면 실제 수위가 예보보다 수십 cm 높거나 낮아질 수 있습니다. 기상 특보가 있는 날은 바다 활동을 피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Q. 밤 간조에도 해루질이 가능한가요?
가능하며, 여름철에는 낮보다 밤 간조에 활동하는 사람이 더 많습니다. 다만 야간에는 방향 감각을 잃기 쉬우므로 해루질 가이드의 야간 안전 수칙을 꼭 읽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