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14일 미야코지마에서 보낸 하루는 사탕수수밭 옆 도로에서 시작했다. 오전에는 동쪽 해안을 따라 히가 전망대와 아라구스쿠 해변에 들렀고, 오후에는 이라부대교를 지난 뒤 시내 공설시장으로 향했다. 같은 날 찍은 수중 영상에는 바다거북도 남아 있다. 해변에서 보내는 시간이 길었던 하루였다.
사탕수수밭을 지나 히가 전망대로
오전 9시 30분 무렵, 차창 밖으로 보이는 것은 바다보다 사탕수수밭이었다. 낮은 밭과 좁은 도로가 이어졌고, 길가의 나무가 그늘을 만들었다. 하늘은 맑았지만 구름이 듬성듬성 걸려 있었다. 바다에 닿기 전까지는 밭과 나무의 초록빛이 길을 채웠다.

약 15분 뒤에는 동쪽 해안을 내려다보는 히가 로드파크에 멈췄다. 풀과 나무 너머로 바다가 넓게 열렸고, 가까운 물은 밝은 청록색, 바깥쪽은 짙은 파란색이었다. 그 사이로 하얀 파도가 길게 이어졌다. 바닷가에 발을 딛기 전 높은 곳에서 해안의 모양을 먼저 본 셈이다. 미야코지마 관광협회 안내에도 이곳은 동쪽 해안의 전망 쉼터로 소개돼 있다.
가까운 물속에는 밝고 어두운 부분이 섞여 있어 바닥의 모양까지 얼핏 보였다. 차창에서는 밭과 나무에 가려 바다가 띄엄띄엄 나타났는데 여기서는 해안부터 수평선까지 한 번에 펼쳐졌다. 해변에 오래 머물기 전 짧게 들러 전체 지형을 보는 순서가 좋았다.

히가 전망대를 찍은 시각은 오전 9시 45분 무렵, 아라구스쿠 해변의 첫 장면은 10시쯤이다. 높은 곳의 전망은 짧게 보고 해변에서는 정오 무렵까지 머물렀다. 여러 전망대를 비슷한 간격으로 돌아다니기보다 물가에 시간을 더 주었던 일정이다. 사진 사이의 간격에는 머문 시간도 섞여 있으므로 정확한 주행 시간표로 쓰기에는 맞지 않는다.
아라구스쿠 해변에서 보낸 오전
다시 차를 타고 남동쪽으로 내려가니 길 끝에 나무 그늘과 작은 안내판이 나타났다. 오전 10시쯤 아라구스쿠 해변에 닿았다. 모래 위의 나무 표지에는 ‘Aragusuku’가 파란 글씨로 쓰여 있었다. 입구의 그늘을 지나자 밝은 모래와 수평선이 한꺼번에 보였다. 사람 몇 명이 흩어져 있었고, 그 너머로 넓은 하늘과 얕은 바다가 펼쳐졌다.


해안 가까이는 모래가 환했지만 물이 닿는 선에는 바위가 드문드문 드러나 있었다. 얕은 곳은 햇빛 아래 바닥이 비칠 만큼 투명했고, 조금 먼 쪽은 물빛이 짙었다. 모래 위 표지에서 물가로 옮겨 가니 물 아래 울퉁불퉁한 바위와 그 사이의 짙은 녹색이 눈에 들어왔다. 오전 11시를 지나 정오 무렵까지 같은 해변에 머물렀다.

아라구스쿠에서는 입구의 넓은 모래밭과 물가의 바위가 한 해변 안에 함께 있었다. 멀리서 본 푸른 띠만 생각하고 다가가면 바닥 전체가 매끈한 모래일 것 같지만, 가까운 곳에는 울퉁불퉁한 바위와 해조류가 드러나 있다. 바닷가에 앉아 전체 풍경을 보는 자리와 발치의 물속을 들여다보는 자리가 달랐다. 오전 10시부터 정오 무렵까지의 장면이 이어지는 것을 보면, 이날은 여러 해변을 빠르게 옮겨 다니기보다 한곳을 오래 본 쪽이었다.

물속에서 찍은 약 50초 길이의 영상에는 바다거북 한 마리가 밝은 모래와 어두운 바위가 섞인 바닥 가까이를 지나간다. 카메라가 따라가는 동안 앞지느러미를 움직였고, 잠시 가까워진 장면에서는 등껍질의 작은 무늬도 보였다. 해변 위에서 보이던 물빛 뒤에 이런 장면이 있었다. 아래 사진은 그 영상에서 가져온 한 장면이다.

바다거북이 지나가는 장면은 이번 여행에서 가장 특별한 기록이다. 야생동물이니 다음 방문에도 만날 수 있을지는 알 수 없다. 다시 물속을 본다면 카메라를 더 가까이 들이대기보다 동물의 움직임을 방해하지 않는 거리를 두고 싶다. 미야코지마의 자연환경 보호 수칙도 거북을 만지거나 쫓지 않도록 안내한다. 바다에 들어갈 때는 해양 활동 안내에 따라 날씨와 조류를 살피고 구명조끼를 착용해야 한다.
오후의 이라부대교
오후 1시 40분쯤에는 이라부대교 위에서 도로를 찍었다. 차 앞의 길이 완만하게 솟았다가 멀리 이어지고, 양쪽 난간 아래로 바다가 보였다. 해변에서는 가까운 물의 바닥을 들여다봤다면, 여기서는 도로와 바다의 경계가 멀어질 때까지 앞을 보게 됐다. 다리 위에서 찍은 짧은 영상에도 차가 움직이는 동안 난간과 하늘이 계속 이어진다. 오키나와 공식 관광 안내는 이 다리가 미야코섬과 이라부섬을 연결한다고 설명한다.
이라부대교 사진에는 노란 중앙선과 흰 난간, 맞은편에서 오는 차가 함께 남아 있다. 바다가 양옆으로 열려 있어 풍경에 눈길이 가지만 다리 중간을 정차 장소로 생각하면 안 된다. 미야코지마 관광협회의 자연환경 보호 수칙에도 다리 위 주차를 삼가도록 안내한다. 전망을 오래 보고 싶다면 다리를 건너기 전후에 안전하게 멈출 수 있는 곳을 따로 확인하겠다.

공설시장에서 먹은 늦은 점심
오후 2시를 조금 넘겨 시내로 돌아왔다. 공설시장 앞에서는 해변과는 다른 풍경이 펼쳐졌다. 흰 건물과 낮은 붉은 지붕, 횡단보도를 건너는 사람들, 처마 아래의 작은 테이블이 한 사진에 들어왔다. 시장 안에는 손글씨 메뉴를 붙인 가게와 바구니에 담긴 물건들이 있었다. 바다에서 오래 시간을 보낸 뒤라 실내의 진열대와 사람들의 움직임이 새삼 선명했다.

매대 위에는 말린 식물과 포장된 상품이 걸려 있었고, 손글씨 메뉴에는 스무디와 커피 등이 적혀 있었다. 바다를 보던 오전과 달리 시장에서는 작은 물건과 가격표가 손 가까이에 있었다. 이때의 식사는 한 가게에서 차례로 나오는 코스보다, 고른 음식을 테이블에 놓고 먹는 간단한 늦은 점심에 가까웠다. 해변에서 오래 머문 날에는 이런 식사도 하루의 흐름에 자연스럽게 들어왔다.

늦은 점심에는 나무 테이블 위로 삼각김밥과 오뎅, 샌드위치, 음료를 펼쳐 놓았다. 접시에 담아 나온 정식과는 다른, 시장에서 간단히 고른 음식들이었다. 오전부터 해변에 머물렀던 만큼 끼니도 오후로 밀렸다.

저녁 식탁에서 마무리한 하루
오후 5시가 지나서는 흰 식탁보 위에 접시가 하나씩 놓였다. 붉은 소스 위에 놓인 동그란 튀김, 레몬을 곁들인 해산물 튀김, 고기와 채소를 담은 접시, 토마토소스 파스타까지 종류가 꽤 달랐다. 낮에 시장에서 간단히 끼니를 해결했던 때와 달리, 저녁에는 접시가 바뀔 때마다 식탁의 모습도 달라졌다.



이날의 미야코지마를 한 장으로만 기억하기는 어렵다. 히가에서는 높은 곳에서 산호초 띠와 바다를 내려다봤고, 아라구스쿠에서는 얕은 물속 바닥과 바다거북을 가까이 봤다. 오후에는 바다 위로 놓인 다리를 달렸고, 저녁에는 여러 접시를 앞에 두고 하루를 마무리했다. 바다거북이 지나가던 얕은 바다와 다리 양옆의 탁 트인 물빛이 한날의 장면으로 함께 남았다.
이 하루를 다시 짠다면 히가 전망대와 아라구스쿠를 오전에 묶고, 물가에 오래 머물고 싶은 날에는 오후 계획을 여유 있게 남길 것 같다. 아라구스쿠를 떠난 뒤 다리를 건너고 시내에서 식사한 순서가 내 기록의 중심이다. 1월의 밝은 사진만으로 바닷물의 온도나 수영 조건까지 알 수는 없으니, 바다에 들어가는 계획은 그날의 현장 안내에 맞춰 따로 정해야 한다. 해변을 바라보는 여행만으로도 전망대와 다리에서 보는 두 방향의 바다는 충분히 달랐다.
방문 날짜와 순서는 사진의 촬영 시각을 기준으로 정리했다. 해변의 물빛과 바닥 상태는 방문 당시 사진에 보이는 모습이다.
박물관과 시내 식사로 보낸 오키나와 나하의 기항일과 비교하면 미야코지마에서는 물가에 훨씬 오래 머물렀다. 두 여행의 일정은 각자 다른 방식으로 바다와 연결된다.
여행·사진: 오늘물때 운영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