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20일의 푸켓 사진은 바다 위에서 시작한다. 정오 무렵 작은 배에서 파통 앞바다를 바라봤고, 오후에는 정실론 주변을 걷다가 점심을 먹었다. 해변을 지나 선착장으로 돌아왔을 때가 네 시쯤이었다. 사진 속 이동 거리는 길지 않지만, 배 안의 물결과 번화한 거리, 마지막에 다시 본 바다가 한 오후 안에 들어 있다.
바다에서 파통으로
열두 시 전후에 찍은 사진에는 배의 난간과 구명환, 가까워지는 푸켓의 산자락이 보인다. 창밖으로는 야자나무가 얹힌 수상 시설이 지나갔다. 바다 한가운데 따로 떠 있는 작은 건물처럼 보여 몇 장을 연달아 찍었다. 그 뒤쪽 언덕에는 흰 건물들이 드문드문 자리하고 있었다. 해안이 가까워질수록 초록빛 산과 그 아래 건물들이 분리되어 보였다.


배가 지나간 자리에는 흰 물결이 길게 남았다. 난간 아래로 내려다보면 파란 물과 거품의 경계가 계속 바뀐다. 멀리 보던 파통의 언덕이 가까워지고, 천막 지붕을 씌운 선착장이 눈앞에 들어왔다. 배 위에서는 언덕과 해변이 한 줄로 붙어 보였는데, 부두에 닿고 나니 그 뒤로 걸어갈 거리가 있다는 것이 실감났다.


선착장 근처에서 찍은 흰 새 사진도 남아 있다. 물가에서 날개를 펼친 순간을 담았는데, 막 도착한 장소를 기억할 때 큰 간판보다 이런 작은 장면이 먼저 떠오르기도 한다. 이때까지의 사진은 배와 바닷가에 집중되어 있다. 다음 사진부터는 파통 중심가의 간판과 도로가 화면을 채운다.

파통에 배로 들어오는 일정이라면 도착지 이름을 정확히 확인해 두는 것이 중요하다. 크루즈 이용자들의 선착장 후기에도 파통 해변 쪽에 작은 배로 내려왔다는 기록이 있다. 내 사진 역시 파통 선착장을 출발과 귀환의 기준점으로 삼고 있다. 푸켓이라는 섬 이름만 보고 이동 계획을 세우면 다른 항구에서 출발하는 경로와 섞이기 쉬우니, 선사 안내에 적힌 부두 위치를 지도에 먼저 표시해 두겠다.
이날은 정오 무렵부터 오후 네 시 무렵까지의 사진이 남았다. 관광에 쓸 수 있는 시간이 길지 않아서 파통 안에서 쇼핑몰과 식사, 해변을 이어 보는 흐름이 맞았다. 섬의 다른 지역까지 욕심내기 전에 배에서 내리고 다시 타는 데 필요한 시간을 빼고 생각해야 한다. 귀환할 때도 해변에 도착하면 끝이 아니라 지정된 선착장과 탑승 안내를 따라야 한다.
정실론 앞의 거리와 그늘진 광장
열두 시 26분, 정실론(Jungceylon) 간판이 찍혔다. 바로 맞은편에는 센트럴 파통 건물이 보이고, 그 사이 횡단보도 앞으로 오토바이들이 지나간다. 바다 위에서 보던 초록 언덕과는 전혀 다른 풍경이었다. 길을 건너며 건물 이름을 각각 찍어 두어서 어느 쪽으로 걸었는지도 사진을 보면 떠올리기 쉽다.



정실론 입구 쪽에는 커다란 분홍색 코끼리 조형물이 서 있었다. 그 옆을 지나 안쪽으로 들어가니 흰 기둥 아래 그늘진 통로가 이어졌다. 거리에서는 햇빛이 강했는데, 통로 안에서는 기둥과 화분이 시선을 붙잡았다. 멀리 있는 가게를 둘러보기 전에 입구의 조형물과 건물 구조를 먼저 사진으로 남겼다.


안쪽 광장에는 붉은 장식이 남아 있었고, 넓은 천장 아래로 물고기 모양 장식이 길게 매달려 있었다. 위를 올려다보면 돛을 펼친 듯한 지붕과 작은 장식이 겹친다. 조금 옆에는 물길과 큰 배 모형이 놓인 공간도 있었다. 진짜 배를 타고 들어온 뒤 쇼핑몰 한가운데서 또 배 모양을 보니 이상하게 그 장면에 발이 멈췄다. 물가에서 보던 배와는 전혀 다른, 거리 속의 장식이었다.



정실론을 일정에 넣은 이유를 돌아보면 쇼핑 자체보다 해변과 식사 사이에 걸어 볼 공간이 있다는 점이 크다. 바깥 도로를 걷다가 그늘진 통로와 광장으로 들어가고, 장식을 구경하며 다음 장소로 옮길 수 있었다. 쇼핑몰 안에서 길을 찾을 때는 들어온 출입구와 맞은편 센트럴 파통 건물을 기억해 두면 다시 바다 쪽으로 나갈 방향을 잡기 쉽다. 매장이나 행사는 바뀔 수 있으므로 특정 가게를 찾아간다면 정실론 안내를 확인하는 편이 좋다.
한 시 반 무렵 다시 밖으로 나왔을 때도 커다란 붉은 장식이 거리에서 눈에 띄었다. 차와 오토바이가 다니는 도로, 사람들 사이로 솟은 장식을 함께 찍었다. 같은 파통 안에서도 배에서 내려 도착한 선착장, 쇼핑몰 앞 도로, 그늘진 광장은 각각 분위기가 달랐다.

과일 가판을 지나 점심 식탁으로
식사 직전에는 가판대에 쌓인 과일을 찍었다. 분홍빛 용과가 앞쪽에 놓였고 뒤로는 작은 갈색 과일이 가득했다. 배와 쇼핑몰 사진 사이에서 과일의 색이 유난히 선명하다. 가게를 지난 뒤에는 여러 음식을 한 상에 놓고 점심을 먹었다.

첫 사진에는 새우와 채소가 든 붉은 국물 요리가 보인다. 다음 사진에는 흰 밥 옆으로 작은 튀김 조각과 두 가지 소스, 오이와 토마토가 놓였다. 면과 볶은 채소도 따로 나왔다. 음식이 한꺼번에 차려진 뒤에는 튀김 접시까지 함께 찍었다. 배 위에서 시작한 오전이 식탁 앞에서 잠시 멈춘 셈이다.




가장 가까이 찍은 것은 꼬리가 붙은 새우튀김과 초록 채소 접시다. 새우튀김에는 소스를 담은 작은 그릇과 보라색 꽃 장식이 곁들여져 있었고, 채소 사이에는 붉은 고추가 보였다. 국물, 밥, 면, 튀김이 한 상에 놓이니 이동 중 간단히 먹는 끼니와는 다른 모양이 됐다. 식탁에 여러 접시를 놓고 잠시 앉아 있던 이 시간이 오후 동선의 중간 휴식이었다.


이런 식사를 다시 고른다면 메뉴 이름만 외우기보다 국물 하나, 밥이나 면, 함께 먹을 접시처럼 구성을 먼저 생각하겠다. 특히 음식에 보이는 고추 색만으로 매운 정도를 단정하기는 어렵다. 향이나 매운맛을 부담스러워하는 사람이 있다면 주문할 때 조절 가능한지 묻는 편이 좋다. 사진 속 한 상은 메뉴 구성을 떠올리는 데 도움이 되지만, 정확한 가격이나 맵기는 그날 가게에서 확인해야 한다.
식사 사진 뒤에는 한동안 촬영 기록이 비어 있고, 다음 장면은 해변이다. 사진이 없는 시간을 모두 식사 시간이나 이동 시간으로 계산할 수는 없다. 그래서 이 글의 시각은 따라 하면 그대로 맞는 시간표보다는 그날 어디에 있었는지를 보여 주는 기준으로 남긴다. 자유롭게 움직이는 기항 관광이라면 식사를 마친 뒤 남은 시간을 보고 해변에 얼마나 머물지 정하는 방식이 편하겠다.
다시 해변, 그리고 선착장
점심 사진에서 약 두 시간이 지난 뒤 카메라는 다시 바다를 향했다. 파통 해변 가장자리에는 나무 그늘과 의자들이 있었고, 가까운 모래 위로 사람들이 오갔다. 난간 쪽에는 개 한 마리가 누워 쉬고 있었다. 바다에서는 작은 배가 움직였고, 멀리에는 낮에 배 위에서 보았던 초록 언덕이 다시 보였다.


해변에서 보는 파통은 배에서 바라볼 때와 달랐다. 물가가 길게 열리고, 모래와 파라솔, 작은 배가 앞쪽에 들어온다. 바다를 배경으로 삼았던 정실론의 실내 장식보다, 여기서는 실제 물의 색과 모래밭의 폭이 먼저 눈에 들어왔다. 잠시 해변을 본 뒤 네 시 무렵 다시 선착장 쪽으로 걸었다.

파통 해변을 일정의 마지막에 둔 덕분에 선착장으로 돌아가기 전에 다시 바다를 볼 수 있었다. 쇼핑몰의 큰 장식과 차가 다니는 도로를 지나온 뒤에는 모래 위의 의자와 쉬고 있는 개 같은 작은 장면이 더 눈에 들어왔다. 같은 파통이라도 중심가를 걷는 시간과 물가에 머무는 시간의 속도는 달랐다. 나는 이 둘을 모두 포함한 짧은 동선이 이날의 사진을 가장 잘 설명한다고 생각한다.
선착장 입구에는 ‘PATONG JETTY’라고 적힌 표지가 있었다. 다리 끝에서 작은 배들이 정박한 물가를 한 번 더 찍었다. 정오에 배에서 내려 파통으로 들어오던 장면과, 오후에 부두에서 바다를 돌아본 장면이 이렇게 이어진다. 이날의 사진 기록은 배 위 → 파통 선착장 → 정실론과 센트럴 파통 앞 → 과일 가판과 점심 → 파통 해변 → 선착장 순서다. 짧은 오후였지만 바다와 도심을 모두 걸어 본 날로 남았다.

다시 이 정도의 시간이 주어진다면 정실론 주변에서 점심을 먹고 해변을 따라 돌아오는 큰 틀은 유지하고 싶다. 다만 돌아올 배의 마지막 탑승 시각을 먼저 확인하고, 그보다 여유 있게 부두에 도착하도록 걷는 범위를 정하겠다. 배로 들어온 여행은 마지막에 바다를 한 번 더 건너야 한다. 하롱베이의 반일 크루즈가 배 위에서 보내는 시간이 중심이었다면, 푸켓의 이날은 배에서 내려 도시를 걷다가 다시 바다로 돌아간 오후였다.
여행·사진: 오늘물때 운영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