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포구의 이름은 옛 지명에서 왔습니다. 삼달2리의 옛 이름이 '주어'였고, 고기가 많이 몰리는 곳이라는 뜻입니다. 이름값을 하는 자리이기도 합니다. 현무암 갯바위 사이로 물이 맑고, 방파제에 서면 벵에돔과 볼락, 무늬오징어를 노리는 도민들을 만납니다.
그런데 이 글에서 먼저 말씀드릴 것은 따로 있습니다. 이 포구 주변에 널려 있는 거북손, 뿔소라, 성게, 보말은 대부분 해녀들의 어장에 속한 것들입니다. 손만 뻗으면 닿는 자리에 있어서 더 헷갈립니다.
제주에서 이 구분은 다른 어느 지역보다 엄격합니다. 여기서 채취는 취미가 아니라 직업의 영역입니다. 그 전제를 깔고 나면, 주어동포구는 제주 동쪽에서 가장 조용하게 하루를 보낼 수 있는 자리가 됩니다.
1. 어디인가
제주 서귀포시 성산읍 삼달리, 일주동로 바로 옆입니다. 신산리와 경계가 맞닿아 있어 분드리포구라고도 부르고, 그냥 삼달포구라 부르는 분도 있습니다.
관광지가 아닙니다. 안내판도 크지 않고, 지나가다 그냥 스쳐도 이상하지 않은 규모입니다. 포구 안쪽에 소형 차량 몇 대를 세울 수 있는 콘크리트 공터가 있고, 주차와 진입 모두 무료입니다.
바다가 안쪽으로 깊게 들어와 만(灣)을 이루고, 그 가장 안쪽에 포구가 앉아 있습니다. 이 지형 덕분에 조수간만 차가 비교적 적고 태풍 영향도 덜 받습니다. 옛 기록에도 이 일대 포구가 배를 숨기기 좋은 곳으로 언급될 만큼, 오래전부터 안전한 정박지였습니다.
2. 방파제에서 무엇이 나오나
| 대상 | 메모 |
|---|---|
| 벵에돔 | 이 일대의 주력 대상어 |
| 볼락 | 밤에 반응이 좋다 |
| 무늬오징어 | 아는 사람들이 조용히 찾는 이유 |
| 용치놀래기(어랭이) | 가장 흔하다. 회로도 먹는다 |
| 돌돔 | 작은 씨알이 뜰채에 걸리기도 한다 |
| 복어 | 이가 세서 목줄을 끊는다 |
수심은 깊지 않습니다. 방파제 기준으로 대략 1.5~2m, 갯바위 쪽이 조금 더 나옵니다. 오른쪽은 얕은 자갈밭이고 왼쪽과 정면이 상대적으로 깊습니다. 찌낚시라면 왼쪽과 앞쪽을 노리는 편이 낫습니다.
복어가 계속 올라온다면 그날은 잡어가 주력이라는 신호에 가깝습니다. 갯바위 쪽으로 자리를 옮겨보세요. 다만 남풍이 불면 파도가 바위를 넘어 이동 자체가 어려워집니다.
3. 통발과 스노클링
포구에 통발을 넣어 문어를 노리는 사람이 많습니다. 하루 이틀 만에 결과가 나오는 일은 드물고, 며칠씩 헛물을 켜다 한 번 들어오는 식입니다.
여기서 조심할 것이 하나 있습니다. 쏠종개입니다. 독가시를 가진 물고기라 통발에 들어와 있으면 맨손으로 꺼내면 안 됩니다. 집게로 조심히 빼내세요.
스노클링도 좋습니다. 해수욕장이 아니라 관리 인력이 없는 대신, 사람이 없어 물을 통째로 쓰게 됩니다. 다만 두 가지를 지키세요.
- 아쿠아슈즈는 필수입니다. 바닥이 전부 현무암이라 맨발로 딛으면 베입니다.
- 아이와 함께라면 구명조끼를 입히고, 멀리 나가지 않게 통제하세요. 포구 밖은 외해입니다.
4. 물때는 이렇게 씁니다
제주의 조차는 서해와 비교가 되지 않습니다. 서해식 갯벌 조개잡이는 여기서 성립하지 않습니다. 호미와 장화를 챙겨 오면 쓸 곳이 없습니다.
대신 물때는 다른 방식으로 쓰입니다.
- 저조 전후에 현무암 갯바위와 조수 웅덩이가 드러납니다. 관찰하기 가장 좋은 시간대입니다.
- 갯바위 낚시는 물이 들고 나며 흐름이 생기는 구간에 입질이 몰립니다.
- 스노클링은 물이 차 있고 파도가 낮은 시간대가 안전합니다. 저조에 무리하게 나가면 바위에 긁힙니다.
- 근처 갯바위 포인트 중에는 물이 빠졌을 때만 들어갈 수 있는 자리도 있습니다. 들어간 이상 나오는 시각을 반드시 계산하세요.
이 글 아래에 주어동포구 물때표가 붙어 있어 당일 만조·간조 시각을 바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용어가 낯설다면 물때표 보는 법 가이드를, 어종별 판단은 바다낚시 물때 활용법을 참고하세요. 성산·표선 일대 다른 포구는 오늘물때 지도에서 함께 볼 수 있습니다.
5. 채취 — 여기가 가장 중요합니다
제주 연안은 대부분 마을어장입니다. 어촌계와 해녀회가 관리하며, 정착성 수산물은 그들의 소득원입니다.
| 대상 | 판단 |
|---|---|
| 전복·소라·성게·해삼 | 해녀 어장의 핵심 품목. 채취하지 마세요 |
| 거북손 | 마을어장 관리 대상인 경우가 많습니다 |
| 보말(고둥) | 지역·시기에 따라 다릅니다. 확인 후 |
거북손은 물리적으로도 만만치 않습니다. 맨손으로는 아무리 비틀어도 떨어지지 않고, 억지로 힘을 주면 손만 다칩니다. 도구가 필요하다는 사실 자체가 이것이 채취 대상이라는 뜻이기도 합니다.
법으로도 정리돼 있습니다. 비어업인이 쓸 수 있는 도구는 손, 집게, 갈고리, 호미, 투망, 쪽대·반두·4수망, 외줄낚시, 가리와 외통발(1인 1개)까지입니다. 잠수용 스쿠버 장비를 쓰면 1천만 원 이하의 벌금이고, 잡은 것을 파는 행위는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 원 이하의 벌금입니다. 여기에 더해 마을어업 구역에서 정착성 수산물을 캐는 것은 어업권 침해가 됩니다.
물속에서 해녀를 만나면 그 구역은 작업 중인 어장입니다. 조용히 비켜 나오는 것이 예의이자 안전입니다.
아이와 왔다면 잡고 관찰한 뒤 놓아주기로 규칙을 정해 두세요. 소라게와 작은 게, 치어를 보는 것만으로도 시간이 잘 갑니다.
6. 테우 한 척이 서 있는 이유
포구 옆에 통나무를 엮어 만든 배가 전시돼 있습니다. 테우입니다.
이 테우는 장식이 아닙니다. 제주 무형문화재로 지정된 삼달리 어업요의 보유자가 부르던 「테우 네 젓는 소리」와 「갈치 나끄는 소리」, 그 노래가 태어난 자리가 바로 여기입니다. 그래서 전통 짜맞춤 방식으로 만들어 이 포구에 세워 두었습니다.
테우는 미역과 톳을 나르고 자리돔을 뜨고 갈치를 낚던 배입니다. 지금 눈앞의 바다에서 사람들이 어떻게 먹고살았는지가 배 한 척에 압축돼 있습니다. 낚싯대를 펴기 전에 안내판 한 번 읽고 시작하면 그날 바다가 조금 다르게 보입니다.
7. 올레 3-B코스를 따라
주어동포구는 제주올레 3-B코스가 지나는 자리입니다. 여기서 신산리를 거쳐 온평포구까지 이어지는 해안길이 이 코스의 백미로 꼽힙니다.
- 농어개 — 이름 그대로 농어가 들어오던 어장입니다. 산에서 내려온 용천수가 솟아 여름에도 시원합니다.
- 만물 — 만 안쪽에 용천수가 솟는 자리로, 예전에는 식수와 가축 급수장이었습니다. 한여름에도 5분을 버티기 힘들 만큼 찹니다.
- 신산 환해장성 — 제주 해안을 둘러 쌓았던 석성의 일부로, 이 구간에만 600m 남짓 남아 있습니다.
- 해녀탈의장과 불턱 터 — 지금도 물질이 이어지는 현장입니다.
동쪽 해안이라 제주에서 해가 가장 먼저 뜨는 축에 듭니다. 현무암 갯바위에 파도가 부딪혀 흰 포말이 이는 자리라, 삼각대를 세우고 장노출로 담는 출사족들이 조용히 찾아옵니다.
근처에 포구가 촘촘합니다. 서쪽으로 신풍포구, 동쪽으로 신산포구와 온평포구가 이어지고, 각각 성격이 조금씩 다릅니다. 한 곳에서 바람이 세거나 파도가 높으면 옆 포구로 옮기는 식으로 하루를 꾸릴 수 있습니다. 미끼가 필요하면 신산리 쪽 낚시점에서 미리 사 두는 편이 편합니다.
8. 준비물
| 품목 | 이유 |
|---|---|
| 아쿠아슈즈 | 바닥이 전부 현무암이다 |
| 구명조끼 | 포구 밖은 바로 외해 |
| 모자·선크림 | 그늘이 거의 없다 |
| 파라솔 | 바람에 날아갑니다. 고정 확인 |
| 미끼(크릴 등) | 근처 낚시점에서 미리 구입 |
| 식수·간식 | 편의점은 도로 쪽으로 나가야 한다 |
| 쓰레기 봉투 | 마을 클린하우스는 주민 시설입니다 |
9. 안전
- 남풍이 불면 갯바위를 파도가 넘습니다. 바람 방향을 확인하고 자리를 잡으세요.
- 현무암은 젖으면 미끄럽고, 마르면 날카롭습니다. 넘어지면 그대로 베입니다.
- 물이 빠졌을 때만 들어갈 수 있는 갯바위는 들어가기 전에 나올 시각을 정하세요.
- 쏠종개, 쑤기미처럼 독가시가 있는 어종이 올라옵니다. 모르는 물고기는 맨손으로 잡지 마세요.
- 야간에는 조명이 없습니다. 헤드랜턴이 없으면 방파제 끝까지 나가지 마세요.
정리
- 물때표에서 만조·간조를 확인하고, 갯바위는 나올 시각을 먼저 정합니다.
- 찌낚시는 방파제 왼쪽과 정면을 노립니다. 오른쪽은 얕습니다.
- 아쿠아슈즈와 구명조끼를 챙깁니다. 바닥은 전부 현무암입니다.
- 전복·소라·성게·해삼·거북손은 해녀 어장의 것입니다. 채취하지 않습니다.
- 잡은 것은 관찰하고 놓아주고, 쓰레기는 들고 나옵니다.
시설과 주변 상점 운영은 바뀔 수 있으니 방문 전 확인하세요.
주어동포구 오늘의 물때
2026-08-15 · 9물
| 구분 | 시각 | 조위 |
|---|---|---|
| 간조 | 05:30 | 74cm |
| 만조 | 11:15 | 247cm |
| 간조 | 17:32 | 46cm |
| 만조 | 23:44 | 263cm |
일출 05:54 · 일몰 19: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