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록해수욕장에서 조개를 캐려면 두 가지를 먼저 알아야 합니다. 하나는 이 해변이 사유지라는 것, 다른 하나는 갯벌 위에 눈에 보이지 않는 경계선이 있다는 것입니다.
이 선을 모르고 들어가면 문제가 생깁니다. 해변 오른쪽 구역은 두포마을에서 종패를 뿌려 관리하는 유료 갯벌체험장입니다. 조개가 유난히 잘 잡히는 이유가 그것이고, 허락 없이 들어가 캐면 남의 어장에서 캐는 일이 됩니다. 무료로 캐고 싶다면 그 구역을 벗어나 왼쪽으로, 그리고 멀리 걸어 나가야 합니다.
이 한 가지만 알고 가면 부안에서 가장 조용한 해변 하나를 제대로 쓸 수 있습니다.
1. 사유지 해변이라는 뜻
상록해수욕장은 전북 부안군 변산면 도청리에 있습니다. 원래 공무원연금관리공단이 공무원 휴양지로 조성한 부지였습니다. 그래서 캠프장, 방갈로, 수영장, 구기 종목 연습장, 취사장까지 갖춘 큰 단지였습니다.
이후 민영화되면서 건물들은 그대로 남고, 그 넓은 부지가 지금의 캠핑 사이트로 쓰이고 있습니다. 해변 전체가 이 부지에 딸려 있어서, 실질적으로 캠핑장 이용객이 쓰는 프라이빗 해변에 가깝습니다.
야영을 하지 않는 방문객은 입구가 막혀 있어 당황하기 쉽습니다. 이럴 때는 앞쪽 주차장에 세우고 걸어 들어가는 방식이 됩니다. 내비게이션에는 "두포갯벌체험장"을 찍으면 입구를 쉽게 찾습니다.
덕분에 성수기에도 북적이지 않습니다. 텐트 두세 동뿐인 날이면 해변을 통째로 쓰는 경험을 하게 됩니다.
2. 두포마을 갯벌체험장
해변 오른쪽(캠핑장에서 바다를 볼 때 기준) 구역이 마을에서 운영하는 유료 체험장입니다. 종패를 뿌려 관리하기 때문에 물때와 크게 상관없이 바지락이 나옵니다.
| 항목 | 내용 |
|---|---|
| 이용료 | 8,000원 (1kg까지 채취) |
| 추가 | 1kg당 5,000원 구매 |
| 개장 | 4월 말 전후 |
| 운영 시간 | 물때에 따라 매일 다름 — 전화 문의 필수 |
| 시설 | 주차장, 화장실, 세면대 (체험 시간에만 개방) |
시작 시각은 격포항 물때를 기준으로 간조 두 시간 전 무렵입니다. 아이와 함께라면 무료 구역에서 헤매는 것보다 이쪽이 훨씬 효율적입니다. 확실히 나오고, 씻을 곳이 있습니다.
비수기에는 문이 잠겨 있고 물도 나오지 않습니다. 개장 여부를 미리 확인하고 가세요.
3. 무료 구역에서 나오는 것
체험장 구역을 벗어나 왼쪽 끝 방향으로 걸어 나가면 자유롭게 채취할 수 있는 갯벌이 나옵니다. 다만 여기서는 물때가 전부입니다. 많이 빠지는 날, 멀리 나가야 합니다.
| 대상 | 시기·요령 |
|---|---|
| 동죽 | 캠핑장 바로 앞쪽에서도 나온다 |
| 바지락 | 조금 더 걸어 들어가야 한다 |
| 백합·꼬막 | 섞여 나온다 |
| 명주조개 | 시기를 타는 편 |
| 피조개 | 야간에 옆으로 꽂혀 있는 것을 찾는다 |
| 골뱅이·소라 | 밤에 물이 막 빠지는 자리를 훑는다 |
| 고둥 | 갯바위 쪽에서 줍는다 |
| 꽃게 | 이 해변이 알려진 이유. 규정은 아래 참고 |
물이 맑은 편이라는 점이 이 포인트의 장점입니다. 랜턴을 물속에 담그지 않아도 바닥이 보인다는 후기가 여럿 있습니다. 비가 온 다음 날은 예외입니다.
4. 물때를 어떻게 보나
서해라 조차가 크고, 그만큼 나갈 수 있는 거리와 시간이 물때로 정해집니다.
- 간조 2시간 전에 들어갑니다. 빠지는 물을 따라 나가면서 캐는 것이 기본입니다.
- 간조를 지나면 나옵니다. 물이 차는 속도가 붙기 전에 돌아서야 합니다.
- 사리에 가까운 날을 고르세요. 무료 구역은 멀리 나가야 하는데, 조금에는 그만큼 못 나갑니다.
- 밤 간조가 걸리는 날은 피조개와 골뱅이를 노리기 좋습니다. 대신 조명과 인원 관리가 더 중요해집니다.
이 글 아래에 상록해수욕장 물때표가 붙어 있어 당일 만조·간조 시각과 물때를 바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용어가 낯설다면 물때표 보는 법 가이드를 먼저 보시고, 인근 격포·변산 일대 다른 지점은 오늘물때 지도에서 찾으실 수 있습니다.
5. 꽃게는 규정을 확인하고 잡으세요
상록해수욕장이 해루질 쪽에서 이름이 난 것은 꽃게 때문입니다. 그만큼 규정을 정확히 알아야 합니다.
| 항목 | 내용 |
|---|---|
| 포획 금지 기간 | 6월 21일 ~ 8월 20일 (일부 해역 예외) |
| 금지 체장 | 두흉갑장 6.4cm 이하 |
| 상시 금지 | 알을 밴 개체는 언제든 안 됩니다 |
죽어 있는 게는 가져가지 마세요. 언제 죽었는지 알 수 없습니다.
그 밖에 비어업인이 쓸 수 있는 도구는 손, 집게, 갈고리, 호미, 투망, 쪽대·반두·4수망, 외줄낚시, 가리와 외통발(1인 1개)까지입니다. 잠수용 스쿠버 장비 사용은 1천만 원 이하의 벌금이고, 잡은 것을 파는 행위는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 원 이하의 벌금입니다.
갈퀴로 갯벌을 크게 긁거나 깊게 파헤치는 방식은 종패 어장을 망칩니다. 무료 구역이라도 마찬가지입니다.
6. 캠핑장은 기대치를 맞춰 가세요
여기서 자고 갈 생각이라면 미리 알아두는 편이 좋습니다. 시설이 많이 노후돼 있습니다.
| 항목 | 상황 |
|---|---|
| 요금 | 1박 3만 원대. 바다 앞 명당은 조금 더 |
| 예약 | 전화 예약 후 선착순 현장 결제 |
| 사이트 배정 | 사장님이 도착 순서에 맞춰 잡아준다 |
| 화장실 | 오래된 스타일. 관리는 되고 있다 |
| 샤워장 | 각오가 필요합니다. 밤에는 게가 기어 다닙니다 |
| 개수대 | 냉수 위주 |
| 매점 | 없다. 입구 편의점이나 격포 하나로마트 이용 |
| 그늘 | 솔밭이라 타프 없이도 충분하다 |
지저분하다기보다 오래됐습니다. 신설 캠핑장의 깔끔함을 기대하면 실망하고, 노지 감성을 좋아하면 만족합니다. 후기의 평가가 갈리는 지점이 정확히 여기입니다.
바로 옆에 표씨네야영장이 붙어 있습니다. 원래 한 부지가 둘로 나뉜 형태라 성격은 비슷하고, 이쪽에는 어린이 수영장과 트램펄린이 있어 아이를 데려가기에 낫습니다.
7. 이 해변의 바닥은 한 종류가 아닙니다
"해수욕장"이라는 이름 때문에 고운 모래사장을 떠올리기 쉬운데, 상록해수욕장은 그렇지 않습니다. 구간마다 성격이 다릅니다.
캠핑장 바로 앞쪽은 모래에 뻘이 섞여 있습니다. 물놀이용 백사장으로 기대하면 아쉽고, 대신 동죽이 이 구간에서 나옵니다. 왼쪽 끝으로 갈수록 자갈과 갯바위가 늘어나고, 고둥과 굴이 붙은 바위가 나타납니다. 그리고 물이 크게 빠졌을 때 멀리 나가면 다시 뻘밭이 이어집니다.
그래서 신발 선택이 애매해집니다. 장화는 뻘에서 편하고 갯바위에서 미끄럽습니다. 아쿠아슈즈는 반대입니다. 하루에 두 구간을 다 다닐 생각이라면 장화를 신되 발걸음을 조심하는 쪽이 무난합니다.
한 가지 더. 백사장에 텐트를 칠 계획이라면 팩이 잘 박히지 않습니다. 모래가 무르고 바람은 셉니다. 캠핑장에서 소나무 그늘 아래 자리를 잡는 편이 결과적으로 편합니다.
8. 준비물
| 품목 | 이유 |
|---|---|
| 장화 또는 아쿠아슈즈 | 조개껍데기와 갯바위가 섞여 있다 |
| 목장갑 | 꽃게 집게와 껍데기로부터 손 보호 |
| 채집망·바구니 | 봉지는 찢어진다 |
| 헤드랜턴 + 예비 배터리 | 야간 물때가 잦다 |
| 씻을 물 | 무료 구역 쪽에는 세면 시설이 없다 |
| 여벌옷 | 뻘이 섞여 있어 옷이 젖는다 |
| 종량제 봉투 | 캠핑장에서 제공하는 곳도 있다 |
장을 볼 곳은 차로 몇 분 거리의 격포 하나로마트가 가장 편합니다. 회를 뜨고 싶다면 격포항수산시장이나 채석강수산시장을 이용하면 되고, 5월 중순부터 6월 초까지는 갑오징어 회를 먹을 수 있는 짧은 시기라 일부러 이때 맞춰 오는 사람도 있습니다.
9. 갯벌 말고도
부안은 일몰로 유명한 지역이고, 상록해수욕장도 그중 한 자리입니다. 서쪽으로 완전히 트여 있어 해가 바다로 그대로 떨어집니다.
해변 왼쪽 끝에는 파도가 깎아 놓은 작은 동굴이 있습니다. 안에서 바다 쪽을 보고 찍으면 액자처럼 나오는 자리라 사진 찍는 분들이 찾아옵니다.
걷는 길도 좋습니다. 변산 마실길 4코스(해넘이 솔섬길)와 서해랑길 46코스가 이 앞을 지납니다. 물이 들어차 갯벌에 못 나가는 시간대에 걸으면 딱 맞습니다.
10. 안전
- 서해에서 사고는 대개 갯골에서 납니다. 물이 등 뒤로 돌아 들어와 퇴로를 끊습니다. 무료 구역으로 멀리 나갈수록 위험이 커집니다.
- 휴대폰에 철수 알람을 맞춰두세요. 간조 시각을 지나면 무조건 나옵니다.
- 2인 이상으로 움직이고, 복귀 예정 시각을 일행에게 알려둡니다.
- 야간에는 조명이 꺼지면 방향을 잃기 쉽습니다. 예비 랜턴을 따로 챙기세요.
- 안개가 짙게 끼는 날이 있습니다. 시야가 나쁘면 멀리 나가지 마세요.
정리
- 물때표에서 간조 시각을 확인하고, 사리에 가까운 날로 잡습니다.
- 유료 체험장 구역과 무료 구역을 구분합니다. 종패 어장은 들어가지 않습니다.
- 아이와 함께라면 유료 체험장이 훨씬 효율적입니다.
- 꽃게는 금어기(6/21~8/20)와 두흉갑장 6.4cm, 외포란 여부를 확인합니다.
- 캠핑장은 시설이 낡았습니다. 감안하고 가면 조용한 해변이 남습니다.
요금·개장 시기·시설 운영은 바뀔 수 있으니 방문 전 확인하세요.
상록해수욕장 오늘의 물때
2026-08-15 · 9물
| 구분 | 시각 | 조위 |
|---|---|---|
| 만조 | 04:32 | 703cm |
| 간조 | 11:10 | 64cm |
| 만조 | 16:45 | 651cm |
| 간조 | 23:18 | 37cm |
일출 05:53 · 일몰 19: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