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여행오늘물때 저널
바다 여행 SEA NOTE 11

우도 바다를 따라 돌고 성산일출봉으로 돌아온 하루

우도 비양도에서 뿔소라를 먹고 우도봉과 검멀레해변을 걸었다. 해산물의 괜찮은 맛과 비싸게 느낀 가격, 성산으로 돌아온 뒤의 산책까지 담은 하루.

저녁 빛을 받은 성산일출봉의 절벽과 바다

5월 6일 아침, 배 난간 너머로 성산일출봉을 보며 우도로 향했다. 우도 서북쪽의 검은 돌 해안에서 시작해 비양도에서 뿔소라를 먹고, 우도봉에 올라 바다를 내려다봤다. 오후에는 검멀레해변에서 해산물을 먹었다. 맛은 괜찮았지만 가격은 비싸게 느껴졌다. 성산으로 돌아온 뒤에도 바닷길을 조금 더 걸었으니, 배를 타고 섬에 다녀오는 일만으로 끝난 하루는 아니었다.

사진을 정리하며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우도를 생각보다 여러 높이에서 보았다는 것이다. 배 안의 좌석, 바닷가의 낮은 길, 풀밭 위 언덕, 절벽 아래의 돌밭에서 각각 바다를 만났다. 물빛이 아름다웠다는 말만으로는 그 차이를 다 담기 어렵다. 이 글에는 그날 실제로 남긴 사진과 먹었던 음식, 다시 간다면 조정하고 싶은 동선을 함께 적었다.

배에서 본 성산, 우도의 첫 해안

오전 9시 36분쯤 배 안에서 찍은 사진에는 성산일출봉이 멀리 보인다. 흰 기둥과 앞자리에 앉은 사람 때문에 시야가 반쯤 가려져 있다. 정돈된 풍경 사진은 아니지만 실제로 앉아 있던 자리에서 본 바다라는 점이 좋다. 육지에서 보던 봉우리를 물 건너에서 바라보니 아래쪽의 넓은 절벽까지 한 덩어리로 눈에 들어왔다.

우도로 향하는 배 안에서 본 성산일출봉
오전 9시 36분, 우도로 가는 배 안에서 본 성산일출봉.

우도에 처음 가는 사람이라면 배에서 내린 뒤 어디부터 갈지 고민할 만하다. 내 사진은 오전 10시 반 무렵 서북쪽 해안에서 다시 시작한다. 곧장 유명한 식당이나 전망대로 향하기 전에 검은 현무암과 그 사이의 바다를 보았다. 가까운 돌에는 낮은 식물이 붙어 있고, 물 건너 제주 본섬의 봉우리는 작게 놓여 있었다. 밝은 물빛 앞에 짙은 돌이 이어지는 모습이 이날 우도의 첫인상이다.

멀리서 보면 돌들이 검은 띠처럼 붙어 있지만 길 가까이에서는 크기와 모양이 제각각이었다. 젖어 반짝이는 면과 햇빛에 마른 면도 달랐다. 이런 곳에서는 사진을 크게 한 장 찍고 바로 떠나기보다 가까운 바닥도 한 번 보는 편이 재미있다. 물가로 더 내려가지 않아도 길에서 바위와 수면을 함께 볼 수 있었고, 이후 우도봉과 검멀레를 볼 때 비교할 첫 장면이 생겼다.

우도 서북쪽 해안의 검은 현무암과 바다
우도 서북쪽 해안. 검은 현무암 뒤로 제주 본섬이 보인다.

길가 가게 입구에는 개 한 마리가 앉아 있었다. 안쪽을 찍은 사진에는 쉬고 있는 개와 구석에 쌓은 작은 돌 장식이 함께 보인다. 해변을 지나며 만난 이런 장면은 목적지 목록에는 적히지 않지만 여행의 속도를 보여 준다. 유명한 장소 사이에도 멈추어 볼 작은 일들이 있었다.

우도 해안가 가게 입구에 앉아 있는 개
바닷가 가게 입구에 앉아 있던 개.
우도 가게 안에서 쉬는 개와 구석의 작은 돌 장식
가게 안에서 쉬는 개와 구석에 쌓은 작은 돌 장식.

우도 비양도에서 뿔소라를 먹다

오전 11시 38분에는 우도 동쪽의 비양도에 있었다. 제주 서쪽 한림 앞바다의 비양도와는 다른 곳으로, 우도와 길로 이어진 작은 섬이다. 이름만 검색하면 두 장소가 함께 나오므로 지도를 볼 때는 ‘우도 비양도’인지 확인하는 것이 좋다. 제주 관광 지도에서도 두 위치를 따로 확인할 수 있다.

나무 탁자에 앉아 뿔소라를 먹었다. 상 위에는 거친 껍데기와 손질한 살, 초장이 놓여 있었다. 완성된 접시만 찍지 않고 껍데기가 쌓인 탁자도 남겨 두어서 무엇을 먹었는지 더 또렷하게 기억난다. 오전 내내 돌과 바다를 보다가 잠시 자리에 앉아 먹는 시간이 생겼다.

우도 비양도 탁자에 놓인 뿔소라 껍데기와 초장
오전 11시 38분, 비양도 탁자 위의 뿔소라와 소스.
손질한 뿔소라 살과 빨간 소스
껍데기에서 손질해 낸 뿔소라 살과 빨간 소스.

젓가락으로 한 조각을 들어 올린 모습도 찍었다. 여행지 음식은 가게 이름이나 유명세로 기억하기 쉬운데, 이때는 바닷가 탁자와 껍데기가 먼저 떠오른다. 오후 검멀레에서도 해산물을 먹었지만 그곳과 이 자리는 분위기가 달랐다. 비양도에서는 식사를 중심으로 잠시 머물고, 먹고 난 뒤 가까운 물가까지 둘러보는 흐름이었다.

비양도 식탁에서 젓가락으로 들어 올린 해산물 한 조각
비양도에서 먹으며 찍은 해산물 한 조각.

탁자를 떠나 해안을 보니 검은 바위 너머로 방파제와 작은 등대가 나타났다. 조금 전까지 손 가까이에서 소라를 보다가 다시 수평선을 바라봤다. 비양도를 음식 한 접시만 먹는 곳으로 생각했다면 놓쳤을 풍경이다. 방파제는 바다 쪽으로 길게 뻗어 있고 그 끝의 등대는 주변 바위보다 훨씬 작게 보였다.

우도 비양도의 검은 돌 해안과 방파제 끝 등대
비양도 검은 돌 해안에서 본 방파제와 작은 등대.

조개껍데기로 표면을 채운 탑도 있었다. 멀리서는 밝은 덩어리처럼 보이지만 가까이 보면 껍데기마다 방향과 크기가 다르다. 해안에서 보는 돌과 껍데기가 음식상과 작은 장식으로도 이어진다는 점이 재미있었다. 비양도는 별도의 큰 관광시설을 찾기보다 먹고, 걷고, 가까운 물가를 보는 시간을 묶기 좋았던 곳으로 남는다.

우도 비양도 조개껍데기로 장식한 탑
조개껍데기를 빼곡히 붙인 비양도의 탑.

우도 비양도를 검색하면 일출이나 숙박 여행 이야기도 많이 나오지만, 나는 이날 낮에 잠시 들렀다. 비양도와 검멀레를 함께 돌아본 여행 후기처럼 같은 장소를 묶어도 당일치기인지 섬에서 하룻밤을 자는지에 따라 시간 배분은 달라진다. 나처럼 당일에 성산으로 돌아갈 사람은 다른 사람의 긴 체류 동선을 그대로 가져오기보다 식사와 해안 산책에 얼마나 시간을 쓸지 먼저 정하는 편이 좋겠다.

우도봉에서 내려다본 해안

낮 12시 40분이 지나자 사진에 말과 풀밭이 등장한다. 우도봉 쪽으로 오르며 본 풍경이다. 아래에서는 검은 바위와 바다가 대부분이었는데 언덕에서는 풀밭이 넓게 펼쳐지고 말을 탄 사람들이 작게 지나갔다. 초록색이 화면의 중심이 되니 같은 섬 안에서도 장소가 바뀌었다는 느낌이 분명했다.

우도봉 아래 풀밭을 지나는 말과 사람들
우도봉 아래 풀밭을 지나는 말과 사람들.
풀과 나무가 이어진 우도봉 길
우도봉 쪽으로 이어지는 풀밭 길.

우도봉에서는 올라가는 과정에도 시간을 남겨 두고 싶다. 바다를 한눈에 보려고 걸음을 재촉하면 길 주변의 풀밭과 말이 보이는 장면은 금방 지나간다. 반대로 언덕 위에서 사진을 오래 찍다 보면 내려오는 시간과 다음 식사 시간이 늦어질 수 있다. 내 기록에는 언덕 주변 사진이 한동안 이어져 있다. 전망을 한 번 보고 끝낸 정류장보다는 이날 오래 바라본 장소에 가까웠다.

높은 곳에서는 해안 마을과 굽은 물가가 함께 보였다. 집과 길이 작아지니 오전에 가까이 보았던 바닷가가 하나의 지형 안에 들어왔다. 어느 방향에는 마을이 있고 다른 방향에는 층이 드러난 절벽이 바로 아래로 떨어졌다. 사진 한 장을 찍고 방향을 조금 바꾸는 것만으로도 배경의 높이와 거리가 크게 달라졌다.

우도봉에서 내려다본 절벽과 해안 마을
우도봉에서 내려다본 절벽과 우도 해안 마을.
풀밭 아래로 드러난 우도봉의 검은 절벽
풀밭 끝에서 아래로 내려가는 우도봉의 검은 절벽.

풀밭 가장자리에서 바다를 보는 사진은 보기에는 시원하지만 발아래는 가파르다. 다음에 같은 풍경을 찍더라도 안전한 관람 구역에서 한 걸음 물러나 충분히 담을 수 있겠다. 바다만 크게 넣으려고 가장자리로 다가갈 필요는 없다. 오히려 앞쪽 풀과 절벽의 일부가 같이 들어가니 어디에 서서 내려다보았는지가 더 잘 드러났다.

우도봉 가장자리의 층진 절벽과 바다
바다 쪽으로 층이 드러난 우도봉 절벽.

오후 한 시를 넘겨 돌아오는 길에는 차 옆에 모여 있는 말들과 작은 흰 꽃을 찍었다. 말이 있는 풍경을 보았다는 것이 승마를 했다는 뜻은 아니다. 이날의 기록은 길을 걸으며 바라본 모습이다. 풀밭 사이에서 본 말과 발치의 작은 꽃을 함께 남기니, 우도봉이 높은 절벽만 있는 곳으로 기억되지는 않는다.

우도봉 길가 차 옆에 모여 있는 말들
차 옆에 모여 선 말들. 우도봉 길가에서 찍었다.
우도 길가에 핀 작고 흰 꽃송이
우도 길가에서 가까이 찍은 흰 꽃송이.

오후 두 시 무렵에는 우도 서쪽에서 한 그릇 음식을 먹었다. 큰 금속 그릇에 채소와 김가루, 붉은 양념이 따로 놓여 있었다. 비양도에서는 껍데기가 남은 상을 찍었고 여기서는 섞기 전의 그릇을 찍었다. 식사를 한 번으로 끝내고 계속 달리기보다 중간에 앉는 시간이 생긴 덕분에 오후 해변까지 이어 갈 수 있었다.

우도 서쪽에서 먹은 채소와 김가루를 얹은 한 그릇 음식
오후 두 시 무렵 우도 서쪽에서 먹은 한 그릇 음식.

동선을 정리해 보니 동쪽의 비양도와 우도봉을 보고 서쪽에서 식사한 뒤 다시 동쪽 검멀레로 움직였다. 이것이 가장 효율적인 순서라고 소개하고 싶지는 않다. 다시 계획한다면 먹고 싶은 곳이 서쪽에 있는지 먼저 보고, 검멀레를 우도봉과 이어 둘러볼지도 생각하겠다. 여행 중 끌리는 대로 움직인 기록과 처음 가는 사람이 참고할 이동 계획은 다를 수 있다.

검멀레해변에서 해산물을 먹고 남은 생각

오후 3시 45분 무렵 검멀레해변에 닿았다. 낮은 파도 앞에 검은 돌이 넓게 드러나 있었고 뒤로 높은 절벽이 서 있었다. 우도봉에서 아래로 내려다본 바위를 이번에는 눈높이에서 마주하는 순서였다. 물빛만 보면 오전 해안과 비슷하지만 가까운 절벽 때문에 공간의 느낌이 훨씬 묵직했다.

검멀레해변 근처 검은 현무암 바닥과 바다
검멀레해변의 검은 돌밭과 그 너머의 바다.
검멀레해변 검은 돌밭 앞에 부서지는 파도
검은 돌 앞에서 낮게 부서지는 파도.

위쪽 길에서 풍경을 한눈에 보는 것과 아래로 내려가 바위 곁에 서는 것은 다르다. 아래에서는 절벽의 층과 튀어나온 면이 크게 보이고, 돌 사이의 물웅덩이와 파도가 닿는 선도 가까워진다. 검멀레해변 관광 안내에서도 우도봉 아래 해안과 연결된 계단을 소개한다. 아래까지 볼 계획이라면 사진 찍는 시간 외에 내려갔다 올라오는 여유도 남겨 두는 편이 좋다.

검멀레해변 아래쪽의 층진 바위 절벽
검멀레해변 아래에서 올려다본 층진 바위.
검멀레해변에서 본 우도봉의 검은 해안 절벽
검멀레해변에서 다시 본 우도봉의 해안 절벽.

절벽 곁에 사람이 서 있는 사진을 보면 바위의 높이가 더 분명해진다. 위에서 내려다볼 때는 넓은 해안의 일부였는데 아래에서는 머리 위로 겹겹이 쌓인 벽처럼 다가왔다. 사진으로 보는 것보다 현장에서 먼저 살펴야 하는 것은 발 디딜 자리다. 울퉁불퉁한 돌과 물이 고인 곳이 섞여 있으므로 주변 사람의 움직임과 파도가 오는 위치를 보며 천천히 걸을 만한 곳이다.

사람들이 서 있는 검멀레해변 위층 바위
바위 위 사람의 크기와 비교되는 절벽의 높이.

그늘막 아래에서는 바위 사이의 작은 물웅덩이 너머로 바다가 보였다. 가까운 물은 잠시 고요하고 바깥쪽에서는 파도가 들어오는 장면이 한 화면에 담겼다. 검멀레 주변에는 동굴을 소개하는 안내도 있지만 이 여행에서 동굴 안까지 들어갔다고 적을 기록은 없다. 이날 내가 머문 절벽 아래와 해산물 자리만으로도 오후 시간이 충분히 채워졌다.

검멀레해변 그늘막 아래 물웅덩이와 바다
그늘막 아래 바위 웅덩이와 바깥쪽 파도.

바닷가에서 손질한 해산물을 직접 먹었다. 맛은 괜찮았지만 가격은 비싼 편이었다. 손질하는 사람의 장갑과 도마, 껍데기에서 살을 떼어 내는 과정이 사진에 남아 있다. 음식이 내 앞에서 준비되고 바로 옆에 바다가 있는 장면은 특별했지만, 그렇다고 지출에 대한 아쉬움까지 없어지는 것은 아니었다.

검멀레해변에서 해산물을 손질하는 사람들
검멀레해변에서 해산물을 손질하는 손과 도마.

다시 주문한다면 먼저 무엇이 들어가는지, 한 접시의 양과 총액이 얼마인지부터 물어보겠다. 여러 종류를 조금씩 먹고 싶은지 한 가지를 충분히 먹고 싶은지에 따라서도 만족도는 달라질 것이다. 바다 바로 옆이라는 분위기에 끌려 주문한 뒤 양과 가격을 생각하기보다는, 그 자리에서 예산을 정해 두는 편이 나와 같은 아쉬움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되겠다.

가격이 비쌌다는 기억은 남지만 당시 금액을 정확히 적어 둔 영수증은 이 기록에 없다. 그래서 특정 액수를 현재 가격처럼 안내하지는 않는다. 검멀레에서의 내 평가는 맛과 장소는 괜찮았고 가격은 아쉬웠다는 정도다. 비양도에서 뿔소라를 먹은 것까지 포함하면 이날은 해산물을 두 차례 맛본 날이었다. 두 곳 모두 넣으려는 사람은 끼니 사이의 양과 전체 식비도 함께 생각해 볼 만하다.

검은 장갑을 끼고 해산물을 손질하는 손
껍데기에서 해산물을 분리하는 과정을 가까이 찍었다.

성산으로 돌아온 뒤에도 이어진 바다

오후 5시 48분에는 성산일출봉 주변의 길을 걷고 있었다. 사진에 남은 것은 초록 사면을 따라 이어지는 계단과 바다, 물가 가까이 내려온 큰 바위벽이다. 아침에는 배 기둥 사이로 멀리 보이던 봉우리가 이제 눈앞에 있었다. 이날 성산일출봉 정상에 올랐다는 기록은 아니며, 돌아온 뒤 주변의 해안과 산책길에서 본 풍경이다.

성산일출봉 주변 초록 사면 아래로 이어지는 계단길
늦은 오후 성산일출봉 주변의 계단길과 바다.

배를 타기 전과 돌아온 뒤에 같은 곳을 다른 거리에서 보는 재미가 있었다. 아침 사진에는 봉우리의 전체 윤곽이 남았고 저녁 사진에는 풀과 계단, 바위의 면이 남았다. 우도에서 바다를 충분히 보았다고 생각했는데 성산에서도 카메라를 다시 들었다. 돌아오는 항구가 곧 여행의 끝일 필요는 없다는 생각이 든다. 다만 섬에서 지친 날이라면 여기까지 꼭 일정에 넣을 이유는 없다.

성산일출봉의 바위벽과 바다
성산일출봉의 바위벽이 물가까지 이어진 풍경.

밤 7시 51분에는 ‘성산 스튜디오’라고 적힌 건물의 불 켜진 외관을 찍었다. 아침 배 안에서 시작한 기록이 동네의 작은 간판 앞에서 끝난다. 하루의 흐름은 성산에서 출발 → 우도 서북쪽 해안 → 비양도 → 우도봉 → 서쪽 식사 → 검멀레해변 → 성산 주변 산책이었다. 즐거웠던 장면과 비싸다고 느낀 식사가 함께 있어서 오히려 실제 하루가 더 선명하게 떠오른다.

밤에 불이 켜진 성산 스튜디오 건물 외관
밤 7시 51분, 불이 켜진 성산 스튜디오 외관.

다시 우도에 간다면

다음에는 검멀레와 우도봉을 가까운 동선으로 묶고, 비양도에서는 식사와 짧은 해안 산책을 한 번에 하겠다. 서쪽에 꼭 들를 식당이 없다면 섬을 가로질러 되돌아가는 이동은 줄여도 좋겠다. 내가 지나간 장소를 모두 따라가기보다 바닷가에 앉는 시간이 좋은지, 언덕 위 전망을 더 보고 싶은지에 따라 한두 곳에 시간을 더 주는 편이 낫다.

당일치기에서 먼저 정할 것은 마지막 관광지보다 돌아오는 배다. 출항 여부와 시간은 당일 안내를 확인하고 항구로 이동할 여유를 남겨 두어야 한다. 섬 안 이동 수단에 따라서도 걸리는 시간이 달라지므로 사진의 촬영 간격을 그대로 이동 시간표로 삼지는 않는 편이 좋다. 내 기록은 하루에 이런 장소들을 보았다는 예시이고, 걷는 속도와 식사 시간이 다른 사람에게 그대로 맞는 일정은 아니다.

우도에서 남은 가장 구체적인 기억은 검은 돌과 해산물이었다. 오전에는 돌이 이어진 바다를 걸었고, 낮에는 그 해안을 위에서 내려다봤으며, 오후에는 절벽 바로 옆에서 먹었다. 같은 제주 동쪽 바다를 이처럼 여러 거리에서 본 것이 이날의 즐거움이다. 사진을 많이 남긴 이유도 한 곳의 대표 장면을 고르기보다 그 사이에 있던 길과 식탁까지 기억하고 싶어서였던 것 같다.


여행·사진: 오늘물때 운영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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